* 출처 : 블로터닷넷 by 주민영 | 2011. 02. 10
HP가 드디어 웹OS를 탑재한 태블릿 PC ‘HP 터치패드(TouchPad)’를 공개했다.
지난해 5월 팜(Palm) 인수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웹OS 태블릿이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HP가 웹OS를 탑재한 태블릿을 출시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지만, 지난해에는 윈도우를 탑재한 HP 슬레이트 500을 출시하는데 그친 바 있다.
먼저 공개된 터치패드의 사양을 살펴보자.
터치패드의 겉모습은 아이패드를 연상케 한다. 아이패드와 동일한 9.7인치 크기 멀티 터치스크린에 1024×768의 해상도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퀄컴의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사양면에서는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 3.0(허니콤) 기반의 태블릿 제품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전면부에는 영상통화를 위한 13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와이파이 802.11b/g/n과 A-GPS, 블루투스 2.1+EDR을 지원한다. 마이크로 USB와 조도센서, 가속도센서, 지자기센서, 자이로스코프 등 필요한 기능은 빼놓지 않고 갖췄다. 배터리 용량도 6300mAh로 넉넉한 편이다. 무게는 740g으로 다소 무겁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패드(680g)보다도 조금 더 묵직하다.
운영체제는 당연히 웹OS 채택했다. 빠른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향상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것이 장점이며,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10.1 베타를 지원해 플래시 기반의 웹 콘텐트를 감상할 수 있다.
HP에 따르면, 새롭게 공개된 웹OS 2.1 버전에는 50여 개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는데, 대표적으로 음성 다이얼링과 멀티태스킹 기능 향상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터치 투 쉐어(Touch to Share) 기능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웹OS를 탑재한 단말기를 가까이 가져가면 한 디바이스에서 현재 보고 있던 콘텐트를 다른 디바이스에서 옮겨 볼 수 있다. HP의 제품답게 HP 프린터의 무선 프린트 기능도 완벽하게 지원한다.
후발주자인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숫자는 수 천개 수준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다른 플랫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쿽오피스(Quickoffice)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드롭박스, 박스넷을 내장했으며, 앵그리버드 등 인기 게임과 페이스북, 라스트FM, 스카이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했다.
터치패드는 퀵오피스를 통해 MS워드와 엑셀 등 문서 작업을 할 수 있고 가상사설망(VPN)을 지원하며 전면 카메라를 통해 영상통화도 할 수 있어, 소비자 시장 뿐만 아니라 기업 시장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터치패드는 HP로 자리를 옮긴 존 루빈스타인(Jon Rubinstein) 前 팜 CEO의 작품이다. 그는 “수 백명에 달하는 웹OS팀의 유능한 프로그래머들이 터치패드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해왔다”라며 “최상을 모바일 경험을 통해 HP 다양한 제품군을 서로 연결하고, 웹OS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터치패드는 내장메모리 16GB와 32GB 두 가지 제품이 있으며, 와이파이 모델의 경우 올 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추후에는 3G와 4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출시 시기와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HP ‘터치 투 쉐어’ 기능
HP가 터치패드를 공개함에 따라, 과연 HP가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 주도하는 태블릿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아 보인다. 그 동안 웹OS는 소프트웨어적인 가능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HP에 인수되기 직전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태블릿 시장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까지 태블릿 시장은 애플 아이패드가 독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올 들어 안드로이드 진영이 허니콤을 통해 역습을 준비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태블릿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과 조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블릿 시장에서는 통신사의 유통력에 의해 좌우되는 스마트폰 시장에 비해 훨씬 다양한 판로를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PC와 프린터 시장에서 HP가 가진 유통력을 생각해보자. HP의 제품들은 베스트바이 등 미 전역 전자제품 소매 매장 진열대의 8%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어느 매장을 가나 HP의 노트북과 프린터, 카트리지를 만날 수 있다. 애플이 애플스토어를 통해 구축한 유통력과 비교해도 상대가 되지 않는 막강한 유통 파워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HP의 유통력은 적어도 태블릿 시장에서 만큼은, 통신사들의 ‘이쁨(?)’을 받고 있는 안드로이드와 경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태생적으로 제조업체의 하드웨어 기술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HP는 팜 인수를 통해 운영체제 관련 인력과 지적재산권을 흡수하면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유통 파워를 통합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도 장점이다.
터치패드를 비롯해 앞으로 출시될 HP의 태블릿이 단기간에 아이패드의 아성을 위협하기는 어렵겠지만, 기존에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 제품과는 한 판 겨뤄볼 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올 봄부터 허니콤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관건은 ‘올 여름’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발표된 출시 시기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느냐, 그리고 ‘마지막 퍼즐 조각’인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얼마나 빨리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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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hp, hp touchpad, 듀얼코어, 아이패드, 웹OS, 태블릿, 터치패드, 허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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