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mk뉴스
임태우 기자
홍보에만 치중 결함에는 `나 몰라라`
"명품무기 개발에서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단순해요. 우리에게 `기술`이 없어서죠. 그 기술을 개발하려면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K-11 복합형 소총,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 이른바 `명품무기`들이 잇달아 핵심부품 결함과 각종 사고 등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내놓은 해명이다.
7일 방사청에 따르면 현재 결함이 드러나 보완 중인 명품무기는 K-11, K-21, K-9 자주포, K-2 전차(흑표), 유도탄고속함(검독수리-A) 등 5종이다. 이들 무기는 세계 무기 선진국들도 수차례 개발에 실패했던 전력이 있다.
가령 K-11은 미군이 `OICW`와 `XM-29`라는 모델 등으로 10여 년 전부터 여러 차례 개발하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차세대 화기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K-11 복합형 소총,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 이른바 `명품무기`들이 잇달아 핵심부품 결함과 각종 사고 등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내놓은 해명이다.
7일 방사청에 따르면 현재 결함이 드러나 보완 중인 명품무기는 K-11, K-21, K-9 자주포, K-2 전차(흑표), 유도탄고속함(검독수리-A) 등 5종이다. 이들 무기는 세계 무기 선진국들도 수차례 개발에 실패했던 전력이 있다.
가령 K-11은 미군이 `OICW`와 `XM-29`라는 모델 등으로 10여 년 전부터 여러 차례 개발하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차세대 화기다.
K-21은 미국 주력장갑차 `M-2 브래들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물 위에서도 떠다니며 기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흑표전차도 자동장전장치, 통합형 능동방어시스템, 유기압 현수장치 등을 도입해 미군 M1A2 등 3세대 전차에 비해 전투능력을 50% 이상 향상시켜 세계에서 동급 최강 전차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과거 80~90년대만 해도 국내 무기개발 수준은 미군 무기를 약간 다운그레이드시킨 형태로 카피하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 선진국조차 보유하지 않은 신무기를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군 당국이 `명품무기` 홍보에만 치중한 나머지 갖가지 결함과 사고 발생에 대한 사전 대응이나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K계열 무기 전반에 걸쳐 각종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사업 전반에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군과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구조적 문제로 △취약한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R&D) 여건 △짧은 개발 기간 △적은 예산으로 인한 시제품 부족 △군 당국의 과도하게 높은 성능조건(ROC) 요구 등을 꼽았다.
먼저 선진국과 같이 무기개발 관련 기술이 오랜 기간 축적돼 있지 않은 국내 여건은 명품무기를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방사청의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국방과학기술 중 핵심ㆍ원천기술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 대비 78% 수준에 불과하다.
흑표전차 개발에서 문제가 된 파워팩(엔진 변속기 부분)의 경우 미국, 영국조차 개발에 실패하고 엔진 설계로 유명한 독일만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다.
방사청은 국방 R&D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올해 핵심기술 분야를 52개로, 작년(41개)에 비해 11개 분야를 추가했다. 또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 예산을 작년보다 70억원 늘린 405억원으로 확정했다.
개발기간을 무리하게 단축시키는 행태도 무기 결함을 촉발하는 요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군 내부적으로 `명품무기`라는 슬로건에 집착한 나머지 과도한 성과주의에 집착하고 있다"며 "개발기간을 무리하게 단축시켜 시험ㆍ운용평가에서 문제점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짧은 개발기간을 맞추기 위해 설계 검토가 불충분하게 이뤄지는가 하면, 개발사업과 연계된 하도급업체들을 연쇄적으로 옥죄는 등 방산업계를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운 방사청 대변인도 "지금까지 나온 결함들을 살펴보면 우리 기술력으로 전혀 해결이 안 되는 것은 없었다. 다만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두고 개발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결함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한 시제품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방사청 관계자는 "무기개발에 따른 예산 부족으로 시제품을 적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무기 하나를 개발 테스트하기 위해 시제품을 무려 100여 대까지 만들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K-21 시제품은 단 2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군에서 과도하게 높은 성능조건(ROC)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다. 군 관계자는 "일례로 과거 대통령 전용기 도입 당시 정부와 군 당국이 보잉 측에 과도한 ROC 요구로 예산이 2배 넘게 초과돼 도입계획이 무산된 적이 있다"며 "특정의 전략임무에 맞춰 기능을 설정하기보다는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무기에 실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무기개발 사업의 리스크가 큰 만큼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미 정부가 수천억 달러의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은 F-22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실패로 끝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무기 개발에는 어마어마한 예산과 기술, 노력을 필요로 한다"며 "특히 명품무기 사업은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무기를 만드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설계 결함 등의 시행착오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다른 나라들조차 개발에 선뜻 엄두를 못내고 있는 전차 파워팩을 국내에서 단독으로 개발해서 이 정도까지 끌고 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다.
[임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