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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기름값 인하는 카드로만?


* 출처 :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SK에너지, 가격인하 대신 주유 카드할인 택한 까닭은...
고심 끝 결정... 소비자 체감, 정부의 세수확보 등 여러가지 고려


지난 주말 기름값 할인을 발표한 SK에너지가 주유소 공급가격 대신 카드를 통한 할인방식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이유가 컸으나, 이 밖에도 많은 배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에너지는 이달 7일 자정부터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리터(ℓ)당 각각 100원씩 인하할 예정이다. 주유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리터당 1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번 할인은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종류와 상관 없으며, 기존 신용카드 할인 혜택에 SK에너지가 제공하는 할인이 추가된다. 카드사와 전산시스템 구축에 걸리는 시간이 필요해 카드할인은 2주가량 후에 시작될 전망이다.

이 때까지는 할인액을 'OK캐쉬백'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도 OK캐쉬백을 활용하면 된다. 이는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다음 주유시 할인받을 수 있다.

SK에너지는 당초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생각했으나, 유가인하가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카드할인을 방법으로 확정했다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즉각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카드할인만큼 효과적인 게 없었던 게 사실이다.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을 낮춰도, 실제 소비자들에게 반영되기까지는 2주가량 소요된다. 주유소들이 높은 가격에 받아 저장해놨던 기름이 소진된 후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게 일반적이어서다.

이렇게 되면 같은 SK에너지 주유소 내에서도 각각 공급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일부 주유소에서는 가격인하 이후에도 예전 가격대로 기름을 팔아 초과수익을 얻으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내려가면 이를 토대로 메겨지는 세금이 줄어 정부의 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 전체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으나, 부가가치세 등 일부 세목에서는 공급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카드할인을 통해 회사가 부담하게 된 비용을 쉽게 산정할 수 있다는 점과 업무흐름이 단순하다는 것도 이유가 됐다.

SK에너지 (191,000원 22000 -10.3%)의 이번 결정은 심사숙고 끝에 나온 것으로 인하폭을 비롯해 방식, 기간 등에서 내부적으로 적잖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폭을 달리하는 방식이 논의됐고, 이후에는 인하폭을 같이 하되 50원 전후에서 하는 방안도 검토됐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가격인하를 체감하려면 '100원' 정도는 내려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는 전언이다.

SK에너지는 정유사업 부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잃게 됐다. 이미 올 2월 난방용 등유 등 가격을 인하한데 이어 휘발유와 경유가격까지 낮췄다. 정제마진이 미미한 상황에서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 관계자는 "지난달 4주 주유소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세전가격은 리터당 905~943원 수준이었다"며 "SK에너지는 이번 조치로 10% 이상 가격을 내렸고, 휘발유와 경유에서 5~7%가량 역마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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