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한국일보
강희경기자 kstar@hk.co.kr
[H-story] 패러디, 대한민국을 뒤집다
누가·왜 만드나
정치·이념적 의도와는 '거리'
트위터·메신저로 의견 교환후 대본·동영상 제작 등 역할분담
'굿파더' 동영상 조회수만 60만
지난해 4월 '놀이'하나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놀이는 서울시 디자인 정책에 대한 생각을 인터넷 게시판에 한두 문장으로 남기면 그 내용을 스티커로 만들어 시 정책홍보용 광고판이나 포스터 등에 말 풍선 형태로 부착하는 것이었다. 네티즌들은 광고판의'서울이 좋아요'문구를 활용, '서울이 좋아요?''강남만 좋아요''디자인 하느라 애들은 굶어요'등 기발하면서도 번뜩이는 재치가 엿보이는 400여 개의 패러디 문구를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지도로 자신의 문구가 어느 지점에 붙어 있는 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네티즌들은 이 놀이에 '해치맨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울시가 발칵 뒤집혔다. 서울시는 패러디 놀이를 진행한 측에 중단을 요구했고 경찰은 이들을 소환 조사까지 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단순한 대학 선후배들의 모임에 불과했다.
정부나 정치권을 비꼬는 내용이 많아서인지 패러디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패러디스트들을 정치적ㆍ이념적 의도나 배후가 있는 집단 또는 개인으로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패러디 제작자들은 대부분 대학생 직장인 등 평범한 사람들이다. 다만 현실 문제에 관심이 많고, 침묵하기 보다는 깨어 있길 원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해치맨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인그룹 FF'도 서울대 미대 선후배들의 학술 모임이다. 이 모임이 패러디 작업을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2007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서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학교 과제용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 수도 선정, 시범지역 선정, 노점상 철거, 예산 집행 등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알리고 싶었다. 시민들의 의견도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땅한 통로가 없었다.
서울시가 발칵 뒤집혔다. 서울시는 패러디 놀이를 진행한 측에 중단을 요구했고 경찰은 이들을 소환 조사까지 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단순한 대학 선후배들의 모임에 불과했다.
정부나 정치권을 비꼬는 내용이 많아서인지 패러디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패러디스트들을 정치적ㆍ이념적 의도나 배후가 있는 집단 또는 개인으로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패러디 제작자들은 대부분 대학생 직장인 등 평범한 사람들이다. 다만 현실 문제에 관심이 많고, 침묵하기 보다는 깨어 있길 원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해치맨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인그룹 FF'도 서울대 미대 선후배들의 학술 모임이다. 이 모임이 패러디 작업을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2007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서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학교 과제용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 수도 선정, 시범지역 선정, 노점상 철거, 예산 집행 등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알리고 싶었다. 시민들의 의견도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땅한 통로가 없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서울시의 디자인 수도 광고물 패러디였다. 시민이 디자인 수도에 대해좋은 의견만 말하는 모습을 담은 서울시 광고물에 진짜 시민 의견을 써넣자는 아이디어였다. 이들은 칫솔과 세제로 더러워진 디자인 거리 바닥을 닦는 방법으로 메시지를 표시하는 '청소 그래피티', 회의용 빔프로젝트를 개조해 서울 도심 건물에 메시지 투사하기, 헬륨 풍선에 문구를 새겨 광화문 광장에서 들고 다니기 등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 실행에 옮겼다. 모든 메시지는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시민들의 패러디 의견이었다. 활동 모습은 고스란히 트위터 등으로 전파됐다. 활동에 참여한 민모(27ㆍ아이디 띵굿)씨는 "당시 디자인 수도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가 4개 있었지만 의견 게시판을 둔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며 "뭔가 색다른 방법으로 시민 의견을 모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 패러디를 택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와 주목을 함께 끌고 있는 패러디 그룹 '대한민국자식연합'도 평범한 직장인들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트위터를 통해 알고 지내던 이들이 대표적 보수 단체 중 하나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패러디 해보자는 뜻에서 만들었다. 평소 생업에 종사하면서 트위터나 메신저 등으로 의견을 교환한 뒤 대본 작성, 동영상 제작, 이미지 편집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작업을 하고 이를 한데 모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다. 패러디 아이디어는 트위터 당원 2,000여 명이 낸 아이디어 중에서 고른다. 지난해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별채용 파문 당시 영화 대부(Godfather)를 패러디한 '굿파더(Goodfather)'는 동영상 조회수 60만 건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이밖에도 주요 20개 국(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공용물건 손상 혐의가 적용돼 기소되거나 '조중동 TV 편성표' 등으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패러디스트들 모두 평범한 대학 강사와 대학생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패러디 작업에 대해 특정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달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경직된 사람들에게 부드럽고 유머러스 한 방법으로 말 걸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한민국자식연합 오유석(35) 대표는 "패러디는 (사회에 대해) 쌍욕을 하며 힘을 빼거나,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기 보다는 비꼼이나 풍자를 통해 심각한 문제도 함께 웃으며 생각해 보자고 말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한 전파와 토론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패러디스트나 패러디물은 자연스럽게 걸러지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와 주목을 함께 끌고 있는 패러디 그룹 '대한민국자식연합'도 평범한 직장인들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트위터를 통해 알고 지내던 이들이 대표적 보수 단체 중 하나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패러디 해보자는 뜻에서 만들었다. 평소 생업에 종사하면서 트위터나 메신저 등으로 의견을 교환한 뒤 대본 작성, 동영상 제작, 이미지 편집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작업을 하고 이를 한데 모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다. 패러디 아이디어는 트위터 당원 2,000여 명이 낸 아이디어 중에서 고른다. 지난해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별채용 파문 당시 영화 대부(Godfather)를 패러디한 '굿파더(Goodfather)'는 동영상 조회수 60만 건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이밖에도 주요 20개 국(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공용물건 손상 혐의가 적용돼 기소되거나 '조중동 TV 편성표' 등으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패러디스트들 모두 평범한 대학 강사와 대학생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패러디 작업에 대해 특정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달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경직된 사람들에게 부드럽고 유머러스 한 방법으로 말 걸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한민국자식연합 오유석(35) 대표는 "패러디는 (사회에 대해) 쌍욕을 하며 힘을 빼거나,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기 보다는 비꼼이나 풍자를 통해 심각한 문제도 함께 웃으며 생각해 보자고 말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한 전파와 토론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패러디스트나 패러디물은 자연스럽게 걸러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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